2016년 블로그 운영 회고

올 한 해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블로그 운영이다. 사실 블로그는 작년에 시작했다. 작년 8월 쯤, 그러니까 첫 커리어의 시작 즈음에,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회의감, 위기감 이런 것들이 촉매가 되어 시작하게 된 것 같다.

포스트 고작 3개. 그리고 나서 테마가 좀 맘에 안 들어서 “그래, 역시 웹 개발자라면 블로그 테마 정도는 스스로 만드는 거지!” 하면서 나름대로 테마를 만들어보려고 꼼지락거렸던 것 같다. 당시에는 블로그 구성이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정적 사이트 제너레이터로 만든 블로그라는 점은 같았지만, Ruby 기반의 Jekyll을 사용해서 구성했었고 웹 개발자로서도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금방 포기했었다.

그리고 2016년이 찾아왔다. 여러가지 글이 나에게 블로그를 하라고 가리키는 듯 했다. 연초에 강미경님이 쓰신 이 글에서도 영향을 받았고, 당시 내가 번역하려다 미루어 두었던(지금은 이미 번역된) How to become a great frontend engineer라는 글에서도 마지막에 글을 쓰라는 내용으로 맺는다.

다들 하는 것처럼 나도 연초에 목표를 세우곤 하는데, 결국 나는 그 목표 중 하나로 1주 1포스팅을 끼워넣게 되었다. 물론, 현실성 없는 설정으로 인해 이 목표는 불과 한 달도 안되어 깨졌다. 그래도 이 목표가 나에게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올해 2월에 이상한모임에 필진으로 등록되면서 동기부여가 더욱 강해졌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기대한 것

시작할 당시에는, 블로그로 인해 내가 아는 것의 스펙트럼이 넓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기억력이 안 좋은 편인데, 일단 글로 기록을 했으니 당연히 기억도 더 오래 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결국은 블로그가 나중에 개발자로서의 자산, 그러니까 포트폴리오로 남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실제로는 어땠는가

1년 동안 글을 써보니 블로그를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생기는 경우는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내가 평범하게 일을 하거나 모임에 나가서 알게 되는 것들을 블로그에 적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서 특정 기술에 대해서 공부를 한 적도 있긴하지만, 이 때는 내가 알고 있는 걸 표현할 때보다 동기부여도 약해졌고, 글을 쓰는데에도 더 오래 걸렸다.

글로 썼다고 기억이 더 잘 나는 것도, 적어도 나에게는 아닌 것 같다. “내가 대충 그런 주제의 글을 썼다”라는 것은 기억이 나는데, 내용은 자세히 기억에 남지 않았다. 대신에 내가 쓴 글은, 기억이 나지 않아도 내가 가장 빠르게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되어서 삽질을 조금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쓰는 주제에 대해서 더 확실히 알게 된다. 엄청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는 건 아니지만, 이상한모임에도 퍼블리싱 되는 글이고, 구독자 수도 나름(…)대로 꽤 있어서 글 내용에 혹시라도 오류가 있지는 않을 지 꼼꼼하게 확인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애매하게만 알고 있었던 내용을 명확하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내용에 종종 오류가 있었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받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내 글이 읽힌다” 라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다른 분들이 보고 댓글을 남기시거나 좋아요를 눌러 주시는 일련의 반응들이, 나에게는 글을 쓰게 되는 또 하나의 동기가 되었다. 습관적으로 GA에 들어가서 내 글이 어디에 링크가 되어있는 지 찾아보는 게 취미가 되었다.

포트폴리오는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최소한 취업 혹은 이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얼마 전 이직하면서 이력서 내용에 블로그 링크를 추가해뒀는데, 면접을 가게 되면 감사하게도 대부분 블로그를 좋은 방향으로 언급해주셨다.

마지막으로 나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있다. 나는 연말이 되면 항상 1년 회고를 해보는데, 사실 1년 전 자신이 어떤 수준인지 명확하게 떠올리기 어려웠다. 글로서 기록을 블로그에 남겨두니 1년 전에 내가 어떤 수준이었는지 파악하기 쉬워졌다. 덕분에 내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알기가 쉽다. 이건 다시 앞으로의 1년을 달릴 수 있게 만드는 에너지가 된다.

마치며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세어보니, 올 해 나는 27개의 포스트를 작성했다. 그러니까 약 2주에 1개의 포스트를 작성한 것이다.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지 않았나, 하고 스스로 칭찬해본다.

2016년 한 해 동안 블로그에 방문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2016년 통계

의미 없는 통계치지만 통계를 내는 걸 좋아해서 기록해본다. Google Analytics의 통계이므로 정확하지 않다. 광고 차단 플러그인 등을 사용했다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Google Anaytics 검색 유입 통계 2016
위의 그래프는 GA에서 구글 검색으로만 유입되는 세션 수다. 수치는 많지 않지만 그래프가 예쁘게 나와서 가져와 본다. 꾸준히 하면 적어도 조금씩 트래픽이 증가한다.


  1. 1.세션 기준.
  2. 2.GA에 (direct) / (none)으로 잡히는 사용자 중 페이스북 비율이 꽤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측할 수 없으므로 제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