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돌아보기

한 해 치 반성을 몰아서 하게 되는 회고 시즌이 어김없이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1년 정말 후딱가네요. 개인적으로 너무 반성할 게 많아서 이번 회고는 패스할까.. 하다가 결국 남들이 쓰는거 보면서 후달려서 이렇게 막판에 회고글을 작성하게 되었네요. 올해는 정말 일이나 GDG 활동 말고는 한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올해 목표 다시보기

저는 매도 먼저 맞는 걸 좋아해서 .. 일단 반성부터 하고 시작하려고 합니다. 적어놨던 목표는..

  • 블로그 Gatsby 이관 (Fail)
  • GDG Korea 웹 사이트 만들기 (Fail)
  • 토스 멤버로서 성장하기 (??)
  • 블로그 올해보단 많이 하기 (Fail)
  • 헬스장 꾸준히 나가기 (Fail)

네.. 정말 처참하네요. 이래서 제가 회고글을 쓰기가 싫었어요.

블로그..

먼저 블로그는 현재 쓰고 있는 theme 유지보수도 중단했고, 당연히 Gatsby로 마이그레이션도 못했죠. 주변에 일과 블로그 활동 두 마리 토끼 잘 잡고 계시는 분들 보면서 자괴감도 종종 느끼고 있습니다.

글도 거의 안 써서 이 글이 올해 다섯 번 째 글인데요. 그나마 Google I/O 후기 3개를 제외한다면 단 하나..의 포스팅이 되겠네요. 아이고 처참해라. 작년에 분명히

이제 이것보다 적게 쓰기도 어려우니 내년에는 그래도 올해보다는 글을 많이 쓰지 않을까 싶다.

라고 했는데 그것보다 적게 썼으니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겠죠? 자기 변명을 조금 하자면 쓰다가 집어친 글이 다섯 편 쯤은 있는데요. 어쨌든 퍼블리시 안했으니 아이고 의미없다.

요즘 블로그가 많이 뜸해진 건 결국 마인드의 차이가 원인인 것 같아요. 2019년에 정말 꾸준히 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는데요. 이 때문인지 거의 시간이 생기면 그냥 놀고 쉬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2020년에는 그래도 좀 멘탈 관리하면서 다시 또 의지를 다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운동

운동! 네, 운동도 역시 끊어둔 헬스장은 한 삼 개월 나가고 다신 안 나간 것 같고요. 그나마 운동은 가을 즈음부터 런닝과 링피트를 시작하게 되면서 다행히 꾸준히 보충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열심히 먹어서 몸무게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요. 네. 이러다 건강한 돼지가 될 것 같아요.

당장 목표는 특별히 없지만 지속이라도 하는게 목표입니다. 다행히 링피트가 저한테는 잘 맞고 각종 방어 정책을 잘 만들어 놔서 당분간은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 올해 목관절이 많이 안 좋아서 한동안 도수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었어요. 최대한 병원 갈 일 없도록 꾸준히 운동해서 건강을 지키는게 최우선 목표입니다.

성장은 몰라도 적응은 확실히 된 것 같습니다. 사실 뭘 성장이라고 정의내려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적응도 성장의 일종 아닐까요? 사실 좋은 동료들과 일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면에서는 성장한 것 같아요. 이제 막 일한 지도 1년이 지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미치는 영향력의 범위가 조금씩 넓어지는 것도 느끼고 있고요. 일복 터졌다 가끔이지만 주변 동료분들이 좋은 평가해주셔서 뿌듯할 때도 있었고요. 정말 큰 실수를 해서 힘들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 경험이 깊게 머리에 뿌리 박히면서 결과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 때문에 힘드셨던 분도 있었는데 여전히 감사하면서도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저는 여전히 기술적인 면에서든 협업적인 면에서든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당장 앞에 있는 문제를 푸는데 집중하는 편이라서 올해 기술적인 챌린지는 많이 못했던 것 같은데요. 앞으로는 틈나는 대로 당장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신경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2019년에 무엇을 했나요?

물론 저라고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GDG

올해는 단연 GDG 활동이 제 개인시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활동이었어요. 단순 참가자로서 참가한 활동을 제외하더라도, 스태프나 스피커, 오거나이저로 참여한 이벤트가 10개가 넘어요. 작년에는 오거나이저임에도 불구하고 GDG 활동이 어떤 건지 이해를 거의 못했었는데, 이제는 잘 이해가 되기도 하고요. 특히 올해 마지막 두 이벤트인, DevFest WebTech 2019Angular Codelab은 정말 개인시간을 최대한 할애해서 열심히 준비했었고 그만큼 보람찼던 활동이었어요. 참가자분들이 얻어간 것도 많은 것 같고 반응도 좋았어서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Google I/O

올해 GDG 활동에서 Google I/O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첫번째 외국 컨퍼런스 참석이었는데 역시 큰 물이라서 그런건지 구글이라서 그런건지 테마파크 같은 분위기가 인상적이었고요. 전세계 IT의 중심에 있다는 뽕에 취해 즐겁게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첫 미국 여행이라서 재밌었어요. 한 번 쯤 꼭 가볼만한 행사라고 생각해요. 다녀오고나서 페이스북의 F8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드 같은 다른 행사들도 궁금해졌어요. 자세한 후기는 제가 남겼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React 강의

발표 경험은 이전에도 여러번 있었지만 강의 경험은 올해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비록 네 시간의 짧은 강의였지만 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다뤘다는 뿌듯함도 있었고, 참가자분들 반응도 좋았어서 준비한 만큼의 보람이 있었던 활동이었어요. 다만 앞으로 시간 여건 상 강의는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앞으로 이런 내용의 글을 많이 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또 지키지 못하고

이 강의를 하면서 정리한 내용은 제가 올해 블로그에 유일하게 퍼블리싱한 기술적 포스팅이였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정리한 내용이어서 퍼블리시 했을 당시에 반응이 좋았었는데, 지금도 뿌듯하네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서 읽으실 수 있어요.

독서

올해는 상대적으로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제가 올해 읽었던 책은

  • <파워풀>
  • <배드 블러드> (강추, 재밌어요)
  • <함수형 자바스크립트>
  • <당선, 합격, 계급>
  •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강추, 느끼는 점이 많아서)

정도네요. 물론 절대 많이 읽는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게라도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요즘 사두고 읽지 않는 책도 많아서, 내년에는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 중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는 곧 독후감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쓰고 있어요 !)

그리고, 일

올해는 유난히 일 때문에 바쁘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1년전에 지금의 회사로 이직을 했었는데 환경이 완전히 바뀌면서 일이 저에게 주는 영향력도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팀이 일하는 분위기나 방식, 그리고 협업하는 사람들의 숫자 등도 제가 일하는 방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그 중에서도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건 제가 쓰는 코드의 영향력이었어요. 이제는 제 코드가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 비해서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고작 1년 지났지만, 그 사이 손댄 제품의 숫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았던 것 같아요. 각각의 제품이 가진 성격이 서로 많이 달랐어요. 어떤건 0에서 1을 만들어야 했고 어떤건 1에서 10을 만들어야 했죠. 또 어떤건 일회성 프로젝트 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각각의 제품을 개선하기 위한 이터레이션 과정에서 취한 도구나 방법론도 저마다 달랐어요. 그 덕분에 기술적 경험이든 비기술적 경험이든 다양한 걸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소소한 깨달음도 있었어요. 어떤 도구든 방법론이든 모든 상황에서 옳지는 않다는 깨달음. 그게 우리가 지식의 넓이를 넓히고 다양한 환경을 경험해야할 이유가 되겠죠.

이렇게 다양한 사람과 협업이 많고 이곳저곳에서 시시각각 입력이 들어오다보니 스스로 할일 관리가 안되면 놓치는 부분도 생기게 되는데요. 덕분에 할일 관리에 대한 니즈를 크게 느꼈고 개인적으로 관리 기법을 정립하고 습관화하게 되면서 제 스스로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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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정말 순삭당했다

HyunSeob(@hyunseob.lee)님의 공유 게시물님,

마지막으로, 다소 챌린징한 조직에서 1년을 무사히 보냈다는 게 저한테는 가장 뿌듯한 부분입니다. 내년에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저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이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2020년에는..

잘하고 있는건 더 잘하고, 못하고 있는건 시작이라도 하면 잘하는 거 맞죠? 그 중에서도

  • 건강이 제일 중요하죠.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운동 꾸준히 하는게 최우선 목표.
  • 블로그는 꼭 마이그레이션까진 하지 않더라도 2달에 1번 글 쓰는 게 목표. 어렵지 않은 목표라고 생각해요.
  • 기술적으로 안 해 봤던 것 하나라도 시도해보기. (새로운 도메인이나 방법론.. 스택 등..)

이 정도만 지킬 수 있어도 정말 만족스러운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지금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모르죠 내년 되면 또 변명하고 있을지도

그리고 이건 목표까지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올해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던 탓에 여러가지 디테일을 놓치고 간과하고 넘어가거나 내게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신경쓰지 않았던 적도 많았어요. 2020년에는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유를 더 찾고, 사소한 부분에도 신경쓸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2019년에 저와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무사히 올해를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년에도 함께하면서 성장하는 한 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